그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세틀러2의 발매 10주년을 기념하여 만들어진 리메이크작입니다.
과거 원판으로 나름 재미있게 즐겼던 기억은 있지만, 발매 소식을 접했던 당시 군에 있었던지라 정보도 부족했고
무엇보다 설마 이 게임, 정발될 수 있을 거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에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이런 생각을 당연하게 할 거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않았건만. 이 가슴 아픈 현실이란.)
굳이 해 볼 마음이 들지 않아서 그냥저냥 넘어갔었습니다만,
얼마 전 모 게임 웹진을 방문했다가 세틀러2 발매 기념 덧글 이벤트가 진행 중이라는 광고를 목격,
이 게임이 정발되었다는 사실을 접했던 것입니다. 그것도 이미 작년 11월에.
정발되지 않았다면 굳이 구매대행까지 이용해 가면서까지 플레이 할 생각은 없었습니다만
마침 정발도 됐던 데다, 사실 예전에 할 때 클리어를 하지 못하고 중도에 멈췄던 기억 때문에
이번에야 말로 끝을 봐보자는 생각으로 뒤늦게 플레이를 시작했더랍니다.

이 세틀러2란 녀석은 기본적으로는 - 유통사에 따르면 - 전략 시뮬레이션으로 분류가 되어 있고, 실시간으로 진행이 되기는 합니다만, 그렇다고 스타크레프트와 비슷한 류의 게임으로 생각하면 곤란. 등장하는 건물들-제재소, 농장, 제빵소, 도축장 등-에서도 알 수 있듯이 전쟁보다는 경제에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세틀러 시리즈의 첫번째 작품의 타이틀이 Serfcity 였다는 점에서도 느낄 수 있지만, 전쟁을 위한 전략 시뮬레이션이라기 보다는 Simcity와 같은 건설 시뮬레이션에 전쟁의 요소를 덧붙였다는 편이 더 나은 정의일 겁니다.(하지만 모든 건물은 궁극적으로 전쟁을 위해서 필요한 거라는 점 때문에 조금 애매.) 때문에 미션 수행을 위해서는 전투가 필수적으로 뒤따르긴 하지만 전투 유닛은 업그레이드에 따른 강함의 차이만 있을 뿐, 병종의 구분 없이 단 한 종류 뿐. 따라서 당연히 상성이라던가 그런 것도 없고, 유닛을 직접 선택해서 조작할 수 있는 게 아니기 때문에 현란한 컨트롤 같은 것은 당연히 불가능 합니다. 게다가 하나의 미션을 클리어 하는데는 적어도 한 시간 이상이라는 여유있는 게임 진행 템포.(저처럼 속도 조절도 하지 않고 느긋하게 게임하면 네 시간 이상도 거뜬히 가능합니다.)
이러한 것들 때문에 우리나라에서 인기를 끌만한 게임은 아니고, 최근의 시장 상황이 상황인지라 비록 시리즈가 국내에 모두 출시되었고 멀티 플레이 지원과 이를 위한 CD-Key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발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었습니다만 어찌저찌 출시가 되기는 했네요.

세틀러의 재미라면, 역시 자원의 효율적인 흐름을 위한 적절한 위치에 건물들을 지어나가고, 그 건물들에서 나무를 베고, 곡물을 재배하고, 빵을 만들고, 자원을 나르는 등 아기자기한 세틀러들의 움직임을 구경하는 것이겠지요. 기존의 2D 였던 것이 3D로 리메이크 되면서 다양한 시점에서 지켜볼 수 있게 되어서 즐겁답니다. 특히 별도의 창을 띄어 도트 튀는 그래픽으로 확대해 주었던 세틀러 추적 모드가 10주년 기념판에서는 3D의 힘을 빌어 세틀러의 바로 뒤에서 보는 시점으로 따라다녀 줍니다. 스샷은 로마와 아시아 장군 간의 피튀기는(?) 전투 장면입니다만, 저쪽의 느끼한 눈빛에 더불어 어쩐지 묘한 각도(...)세틀러2 10주년 기념판에서는 로마, 누비아, 아시아의 세 나라로 플레이 할 수 있지만(원작의 메뉴얼을 뒤적인 결과 예전에는 바이킹도 있었지만 왠일인지 빠져버렸군요.), 싱글 미션이 있는 것은 로마 뿐입니다. 모든 미션의 목적은 포탈이 있는 곳까지 영토를 확장하는 것입니다만, 뒤로 갈수록 포탈에 가기까지의 거리가 점점 늘어나고 상대해야 하는 AI들의 숫자가 늘어나며 플레이어의 환경이 점차 척박해지지요. 특히 이 척박한 환경을 뚫고 나아가야 한다는 점이 이 게임의 타이틀인 Settlers의 의미가 떠오르는 부분. 척박한 환경이 문제되는 것은 바로 농장-Farm- 때문입니다.
미션을 거듭하다 느낀 것은 모든 것의 기본은 바로 농장 이라는 것. 전쟁의 수행을 위해서는 병사의 업그레이드에 필요한 금화, 그리고 병사를 보충하기 위한 칼과 방패, 맥주가 필요한데 맥주를 제외한 것들은 모두 광산에서 금, 철, 석탄을 캐야 만들 수 있죠. 그리고 광부들이 일을 하려면 음식을 공급해 주어야 합니다. 음식의 종류는 생선, 빵, 고기의 세 종류로 생선은 어부가 낚기만 하면 바로 공급이 되지만 이것만으론 부족한지라(게다가 한참 잡으면 생선이 씨가 마릅니다. 바다 아니었나...) 빵과 고기를 만들어야 되지요. 빵은 밀가루로 만들고 밀가루를 만드려면 농장에서 수확하는 곡식이 필요. 고기는 도축장에서 돼지를 잡아서 만들고 돼지를 키우려면 역시 농장에서 수확하는 곡식이 필요. 맥주를 만드는 데도 또 곡식이 필요. 결국 강한 군대를 위해서는 다수의 농장이 필요하다는 결론에 도달합니다. 하지만 농장은 대형 건물로 짓기 위해서는 넓은 공간을 필요로 하는데다 곡식을 재배하기 위한 공간은 별도로 확보해야 하는 것도 모자라 곡식이 아무데서나 자라지 않는다는 게 문제. 초반이라면 드넓은 초원에 간단히 농장을 늘려갈 수 있지만 조금 진행하다 보면 곡식을 재배할 수 있는 땅엔 숲이 무성해서 이를 베어내고 지어야 되죠. 게다가 후반부의 용암대지에 이르게 되면 온통 돌로 된 땅 뿐. 사이사이에 곡식을 재배할 수 있는 땅 몇 개 있는 걸 찾아내서 농장을 최우선으로 지어야 간신히 곡식을 확보할 수가 있게 됩니다.


전투는 시스템의 변화가 보이는 것이, 원작에서는 적이 공격해 올 때 맞서 싸우러 나간 병사들이 다 이겨도 돌아오기 전에 군사 건물을 지키던 병사가 져버리면 건물을 홀랑 뺏겨 버렸는데 이제는 그런 상황이 되도 바로 점령되지 않고 적이 친절하게(?) 돌아올 때까지 기다려 줍니다. 결국 방어하던 병사가 전멸하기 전에는 건물을 빼앗기지 않기 때문에 방어하기가 수월해 졌다고 할까요. 게다가 공격당한 건물의 인근에서도 구원군이 오기 때문에 서로 간에 업그레이드가 비슷하다면 수비측이 유리한 탓에, 몰아치는 AI의 공세를 막다보면 상대의 피해가 휠씬 늘어나게 됩니다. 덕분에 자원이 고갈된 상대는 더 이상 공격을 해 올 여력도 없고 방어 병력도 허술해져, 이후로는 공격하는 족족 간단히 함락되는 패턴이 반복되는 것은 다소 흥미가 떨어지는 부분. 더불어 병사들의 전투 모션이 동일해 졌다는 것도 원작에 비해 마이너스. 원작에서는 도트라도 계급에 따라서 모션이 조금씩 달라서, 그 중에서도 Officer의 횡베기 모션이 마음에 들었었는데 말이죠. 어째 3D 임에도 모션이 단순화 됐다는 게 좀.
어쨌거나 원작에서 못했던 걸 10년이 지난 지금에서야 다 클리어 했네요. 하지만 예나 지금이나 한 판 클리어 하는데 몇 시간 씩 걸리는 건 여전하네요. 예전에도 중도에 때려친 게 게임하는 것도 제약이 걸려서 한 번에 몇 시간 씩 하기도 힘들구, 몇 시간 걸려서 하다가 밀리면 다시 하기에 시간도 없고 했던지라. 뭐 어쨌든 쓰다보니 길어진 플레이 후기는 여기까지.
참고 정보 (모든 거리는 건물 위치 기준. 건물 앞 깃발이 아님) :woodcutter와 forester의 벌목/나무 심기 가능 거리는 6
mine은 주위 3칸까지 채광 가능(당연히 광산의 종류와 일치하는 광물만).
각 군사 건물별 확장되는 영토는 barracks 7, guard house 8, watch tower 9, stronghold 10.
catapult의 사정거리는 12. 거리가 가까울 수록 명중률이 좋은 느낌.
farm은 2칸 거리에 파종. 이론상 동시에 6곳에 파종이 가능하지만 실제로 동시에 재배할 수 있는 숫자는 최대 4.
파종은 풀이 있는 곳에만 가능. 다만 보통 길의 표시에 사용되는 주황빛 땅에는 가능.
회색빛의 땅에는 불가. 보통 돌을 채취한 곳에 나타나는 땅엔 풀이 듬성듬성 자라있긴 하지만 역시 불가.




덧글
사월 2007/08/13 21:31 # 답글
요 근래에 세틀러를 하고 있어서 공감이 가네요,그나저나 중간의 그 음융한 눈빛..... 아 너무 웃기군요 ㅠㅠ....
잘 보고 갑니다~
달빛연못 2007/08/14 05:34 # 답글
사월님//역시 스샷은 타이밍(...)
덧글 감사합니다~
홀리아 2007/12/20 05:36 # 삭제 답글
우드커터와 포레스터의 경우에는 포레스터가 훨씬더 범위가 넓드라고요.우드커터의 경우 버그인지는 몰라도 주변 나무를 안캐고 리소스를 찾을수 없다는 메세지를 가끔 띄우네요.
달빛연못 2007/12/29 20:05 # 답글
홀리아님//답글이 늦어서 보실지 알 수 없지만서도;
우드커터와 포레스터를 같은 위치에 지을 수 없기 때문에 포레스터 쪽 외각에 심은 나무는 우드 커터가 벨 수 없죠.
그런 차이가 아닐까요? 지금은 깔려있지 않아서 확인하기가 애매하네요;
세틀러10주년 2009/01/08 20:38 # 삭제 답글
(프리플레이)확장을 계속 하다가 조금 멀리 지은 광산에 인부가 없다는 메세지가 뜨는데 뭘 해줘야 하나요? ^^;;;;
달빛연못 2009/01/08 22:16 #
창고에 광부나 곡괭이가 남아있는지요. 혹시 중간에 길이 끊어져 있지는 않은지 확인해 보세요.아무 문제가 없다면 광산 근처의 창고를 제외한 다른 창고는 광부나 곡괭이의 보관을 금지시키고 보관된 창고에서 내보내기를 눌러서 광산 근처의 창고로 광부나 곡괭이를 옮겨보세요.
CEOsy 2009/05/24 11:53 # 삭제 답글
하핫.. 재밌어요 역시 세틀러!! -_-근데 멀티할사람들이 없네욤...ㅡㅡ 혹시 같이 하실분들!! 네이트 osy1105@nate.com <--친추해주시면 ㄳ